1. 줄거리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은 2009년에 개봉한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전쟁 액션 영화입니다.
제2차 세계 대전이 한창인 1941년, 나치 독일이 점령한 프랑스의 한 시골 축산 농가에 친위대 대령 한스 란다가 찾아옵니다. 란다를 만나고 어쩐지 긴장한 기색이 역력한 남자의 이름은 라파디트. 란다가 방문한 축산 농가의 주인입니다. 란다는 라파디트에게 유대인을 색출하기 위한 형식적인 작업이라며 마을에 살던 유대인 가족들에 대해 질문합니다. 그중 유일하게 체포되지 않은 드레퓌스 집안의 구성원들의 이름과 나이를 물은 란다는 조사를 마치고 우유 한잔을 마시며 자신이 '유대인 사냥꾼'이라고 불리는 이유와 유대인에 대한 자신의 편협한 생각을 말하며 나치의 민낯을 드러냅니다. 그러다 라파디트에게 이곳을 떠나기 전에 집 수색을 해야 한다고 말하며 자신에게 유용한 정보를 가르쳐주면 라파디트의 가족은 나치의 명단에서 지워주겠다며 압박합니다. 그러다 잠깐의 정적 후 '국가의 적을 숨겨 주고 있죠?'라는 질문을 던진 란다. 그리고 눈물을 흘리며 마룻바닥을 가리키는 라파디트. 한스는 이미 마룻바닥에 유일하게 체포되지 않은 드레퓌스 일가가 숨어있음을 눈치채고 있었습니다. 란다의 친위대는 마룻바닥을 향해 총을 갈기고 그중 운 좋게 총알을 피한 드레퓌스 집안의 장녀 쇼샤나가 헐레벌떡 도망갑니다. 그 뒷모습을 보고 권총을 겨누던 란다는 결국 쏘지 않은 채, 멀리 도망가는 쇼샤나에게 '또 만나자, 쇼샤나!'라고 외칩니다.
한편 미군 특수부대 소속 알도 레인 중위는 '게떼들'이라는 이름의 팀을 편성합니다. 이 조직은 전원 유대인인 군인들로 그들의 목표는 나치를 처지하는 것. 그들은 프랑스 주둔 독일 군에게 이미 악명이 높아 '바스터즈'로 이름나있었으며 그들의 잔혹하고 강력한 전투방식은 생존자를 통해 독일 총통에게 전해지고 있었습니다. 레인은 자신들이 체포한 독일 군이자 목숨을 잃는 게 두려워 나치의 전력과 계획을 발설한 부츠 일병의 이마에 하켄크로이츠를 새깁니다. 군복은 벗을 수 있어도 나치라는 낙인은 평생 벗을 수 없다며 자신들이 한 일들을 총통에게 얘기하라고 말합니다.
영화는 나치에게 가족을 잃은 쇼샤나와 바스터즈라 불리는 게떼들, 두 이야기를 중심으로 흘러갑니다.
2. 등장인물
1. 알도 레인
- 알도 레인은 '바스터즈'의 리더로 유대인 출신의 미국 군인들로 이루어진 특수 부대를 지휘합니다. 그는 대원들에게 자신의 선조인 아파치 부족의 관습에 따라 나치병의 두피를 벗기라고 지시하고, 나치 생존자들의 이마에 하켄크로이츠를 새기는 등 잔혹하고 폭력적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그의 전투 방식이 그의 주요 임무인 독일군을 처치하고 나치의 상징적인 인물에게 복수하며 그들을 공포에 떨게 만드는 것이라는 사실에는 더할 나위 없이 적절하게 보입니다. 폭력적이지만 유머러스한 대사들과 독특한 억양으로 큰 인상을 남기는 인물입니다.
2. 쇼사나 드레퓌스
- 샤를로트는 프랑스의 한 영화관의 주인으로, 가족들을 나치에게 잃은 후 에마뉘엘 미미유라는 가명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자신의 영화관에서 독일 군인들을 대상으로 한 시사회가 열리게 될 거라는 것이 결정된 이후 목숨을 건 복수를 계획합니다. 그녀의 복수극은 '바스터즈'와 같은 목표이지만 사실을 별개의 이야기로, 유럽의 전쟁에 혼란 속에서 한 유대인 여성의 생존과 복수를 그립니다.
3. 한스 란다
- 나치 독일의 대령으로 영화의 가장 중요한 악역 중 하나입니다. '유대인 사냥꾼'으로 불리는 그는 유대인들을 추적하고 가차 없이 처치합니다. 그는 매우 영리하고 교활한 성격을 지닌 인물로 묘사됩니다. 무엇보다 자신의 안위와 명예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계산적인 인물입니다.
3. 총평
이 영화는 전쟁 영화의 틀을 벗어나 감독 특유의 폭력적이지만 유머러스한 연출이 감각적으로 느껴집니다. 그래서 그런지 전체적인 플롯이 비슷하지는 않지만 잔혹하지만 유머러스한 영화 '킹스맨'이 자꾸 생각났습니다. 영화는 제2차 세계 대전의 배경 속에서 나치 군인들의 잔혹함으로 인한 개인적이고 집단적인 갈등과 복수를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영화의 제목이자 주인공인 '바스터즈'는 단순히 나치 군인들을 처치하는 특수부대가 아니라, 전쟁이라는 비극 속에서 정의 실현을 목표로 하는 상징적인 존재로 그려집니다. 그리고 쇼샤나는 고요하지만 복수심에 불타고 있는 유대인 여성으로 영화의 핵심을 이끌고 있는 중요한 인물입니다. 바스터즈와 쇼샤나는 영화의 끝까지 만나지 않지만 둘의 이야기가 만나는 지점이 같다는 것도 인상 깊습니다.
저는 무엇보다 한스 란다 캐릭터가 너무 인상 깊었습니다. 처음에는 자신의 별명이 마음에 든다고 말했으나, 미국에 투항하려 할 때는 자신의 별명이 싫다고 말하는 모습은 자신의 안위를 위해 태세를 전환하는 박쥐와 같습니다. 한스 란다를 맡은 배우 크리스토프 발츠의 연기가 너무 소름 돋아서 그가 나오는 장면마다 숨죽이고 봤던 기억이 납니다.
감독의 독창적인 연출과 특징적인 캐릭터, 복수와 정의라는 테마가 균형 잡힌 이야기로 전개되는 아주 잘 만든 영화라는 생각이 듭니다. 생각만 해도 치가 떨리는 나치와 전쟁, 그로 인해 평범한 삶을 살 수 없게 된 바스터즈와 쇼샤나의 이야기를 심도 있게 다루면서도 유머와 반전, 비주얼과 음악을 적절히 배치한 영화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