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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미제라블, 삶의 끝에서 구원받은 한 남자의 이야기

by jia's-weetbox 2025. 1. 24.

1. 줄거리

 영화는 1862년 프랑스의 소설가 빅토르 위고가 쓴 동명의 장편 소설을 원작으로 하였고, 동명의 뮤지컬의 음악을 담당했던 알랭 부브릴과 클로드 미셸 쉔베르그가 그대로 참여한 뮤지컬 영화로, 톰 후퍼가 감독을 맡았습니다.

 빵 한 조각을 훔친 죄로 19년의 감옥살이와 노역을 한 장발장이 이 영화의 주인공입니다. 가석방을 받고 세상으로 나오지만 전과자라는 이유로 그 누구에게도 환영받지 못하는 일상이 다시 시작됩니다. 추운 겨울 먹을 것도 잘 곳도 없었던 장발장은 한 교회에 들어가는데 그곳의 신부인 미리엘은 누추한 모습을 한 장발장을 형제라고 불러주며 함께 식사를 하고 잘 곳을 마련해 줍니다. 신부의 선의에도 자신의 처지가 급급했던 장발장은 교회의 은식기들을 훔쳐 달아나지만 교회 근처의 경관들에게 잡혀 다시 신부의 앞으로 끌려옵니다. 경관들은 도둑질을 한 행색의 남자를 신부에게 발고하는데 신부는 다시 한번 온화하게 미소 지으며 장발장의 행낭 안에 든 모든 것은 자신이 선물한 거라고 말합니다. 또 가장 비싼 은 촛대를 두고 갔다며 은 촛대마저 장발장에게 건네줍니다. 장발장의 배신에도 용서와 사랑을 보여준 신부를 통해 장발장은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고 새사람이 되기로 결심합니다.

 마들렌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사업에 성공해 공장주에서 시장까지 된 장발장은 그날 이후로 가난한 자들을 도우며 살고 있었습니다. 장발장의 공장에서 일하고 있던 판틴이라는 여인은 남편이 없어 혼자 번 돈을 딸을 맡아주고 있는 여관에 보내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그녀는 그녀의 미모를 질투했던 공장직원들과 싸움에 휘말려 창녀 취급을 받으며 공장에서 쫓겨나게 됩니다. 하루 벌어 하루의 일당을 모두 여관에 보내고 있던 판틴은 당장 일할곳이 없어지자 떠밀리듯 자신의 머리를 팔고 이를 뽑고 부둣가에서 뱃사람들을 대상으로 몸을 파는 일까지 하게 됩니다. 우연히 판틴이 남자들에게 농락을 당하고 경관들에게 도둑취급을 당하는 모습을 목격하게 된 장발장은 판틴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밉니다. 장발장의 돌봄에도 불구하고 죽어가던 판틴은 그녀의 생의 끝에서 장발장에게 자신의 딸 코제트를 부탁한다는 유언과 함께 숨을 거두게 됩니다.

 죽은 판틴을 대신해 코제트를 찾으러 가려할 때 장발장은 자신에게 가석방 고지를 내린 자베르 경감을 마주하게 됩니다. 자베르 그는 도망 죄수 장발장을 찾고 있었는데 시장이 된 장발장을 보고 자신이 놓친 죄수임을 의심하고 있었습니다. 시장이 된 장발장이 도망 죄수임을 확신한 자베르는 그를 체포하려는데, 장발장은 판틴과의 약속을 얘기하고 사흘만 기다려 줄 것을 부탁하며 다시 한번 도망갑니다. 

 여관에서 학대받고 있던 코제트를 찾은 장발장은 그 아이의 아버지가 돼주기로 결심하고, 자베르 경감의 감시를 피해 코제트와 함께 파리로 떠납니다. 

 

2. 배경

 영화의 2막이 시작하는 배경은 1832년 프랑스입니다. 영화의 테마 곡이 혁명가 'Do You Hear the People Sing?'(민중의 노래)인 것으로 보아 알 수 있듯이 이 영화는 1832년 프랑스 학생 혁명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1789년 프랑스 대혁명으로 프랑스혁명의 역사는 시작됩니다. 저는 이 포스트에서 1832년 프랑스 학생 봉기에 대해 설명하려고 합니다. 

 부르봉 왕가가 몰락하고 루이 필리프가 왕으로 선출되었을 때, 부르주아들은 지지했으나 혁명의 원동력이자 주최자들인 노동자, 화가, 시인들의 생활은 이전보다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왕이 또 다른 왕으로 대체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던 것입니다. 1827년에서 1832년 무렵에 흉작에 의한 식량 부족, 물가 상승 등으로 심각하게 나빠진 경제 상황과 1832년 봄에 반정부 반사회의 분위기를 더 고조시킨 전 유럽에 걸친 콜레라로, 수상인 카지미르 페리에가 사망하고, 이어서 자유주의 정치인이자 나폴레옹 휘하의 장군이던 막시밀리앙 라마르크가 사망하였습니다. 이때 '피는 자신들이 흘렸으나 다른 기회주의자들에게 혁명을 빼앗겼다.'라고 생각했던 공화주의자들의 불만은 6월 5일 라마르크 장군의 시민 장례식에서 장례 행렬을 바스티유 광장으로 이끌면서 다시 한번 거사를 일으키는 것으로 폭발합니다. 

 이후 1848년 노동자들이 왕정을 무너뜨리고 공화정을 수립하기 위해 일어났으며, 결과적으로 루이 필리프가 영국으로 망명을 떠나게 됩니다. 프랑스는 다시 공화정으로 복귀하고 노동자가 대표가 되는 임시 정부가 세워지게 됩니다. 영화에서는 마지막 장면으로 등장인물들은 바리케이드 위에 서있으며 곳곳에 프랑스의 국기가 휘날리고 있습니다. 마침내 혁명이 승리했음을 보여주며 등장인물들이 이 영화의 테마곡 ' Do You Hear the People Sing?'을 합창하며 막을 내립니다.

 

3. 총평

 이 영화는 원작 뮤지컬의 특징을 최대한 살린 영화입니다. 관객들에게 뮤지컬 영화는 디즈니 애니메이션처럼 대사는 대사대로 노래는 노래대로 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었는데,  이 영화는 송스루 뮤지컬(Song Through-Musical) 영화로 짧은 대사 하나까지 모두 음률을 섞어서 연출된 작품이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관객들에게는 익숙지 않아 꽤나 호불호가 갈렸던 걸로 기억합니다. 게다가 거의 3시간에 육박하는 러닝타임이라니 다소 피로감이 느껴질 수 있는 플롯이라고 느꼈습니다.

 하지만 끝까지 영화를 보게 한 것은 바로 배우들의 빛나는 연기력이었습니다. 뮤지컬의 1막에 해당하는 초반부에 엄청난 임팩트를 주고 사라진 앤 해서웨이의 명연기를 시작으로 끝까지 중심을 잡는 휴 잭맨, 그리고 사랑스러운 아만다 사이프리드와 에디 레드 베인... 또 감초 같은 조연들과 그중에서도 에포닌 역을 맡은 사만다 바스크의 안정적인 연기가 돋보였습니다. 저는 최근에 이 영화를 다시 보았는데 어렸을 때는 그저 지나가는 역할이었던 신부님이 너무 인상적이라 그 부분에서 예상치 못하게 눈물이 났었습니다. 용서와 사랑이 결국 삶에 끝에 서있던 남자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었던 것입니다. 이 모습은 신앙심이 깊었지만 자신이 생각하는 선, 그 이상으로 생각하지 못해 결국 죽음을 맞은 자베르의 인생을 생각하게 합니다. 영화는 프랑스혁명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저는 사랑으로 모든 허물을 덮는 신부님의 모습과, 낙인과 징계가 신의 뜻이라고 생각하며 고뇌했던 자베르의 모습, 죄인이었지만 구원받은 남자 장발장의 인생을 통해 내가 어떤 모습으로 살아야 하는가 생각하게 되었던 작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