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줄거리
이 영화는 미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친 P.T 바넘이라는 실존 인물의 삶을 소재로 만들어진 뮤지컬 영화입니다. 영화의 주인공인 P.T 바넘은 가난한 재단사의 아들로 떨어진 신발을 신고 살고 있지만 가슴속에 꿈을 품고 사는 소년입니다. 그는 아버지를 따라 양복을 맞춰주기 위해 상류층의 집을 방문하는데 그때 예절 교육을 받고 있는 그 집안의 외동딸 채리티를 만납니다. 채리티의 아버지의 엄포에도 불구하고 바넘은 채리티와 함께 바깥을 구경하기도 하고 자신의 아지트를 구경시켜주기도 합니다. 이런 둘의 사이가 달갑지 않았던 채리티의 아버지는 채리티를 기숙학교에 보내버리지만 바넘과 채리티의 사이는 이미 각별해져 있었고 편지를 주고받으며 사랑을 키워갑니다.
바넘의 아버지는 아직 바넘이 청소년일 때 병세로 사망하게 되고 고아가 된 바넘은 거리를 전전하고 빵을 훔치며 가난에 쫓기며 살지만 도둑질에 흠씬 두들겨 맞던 한 한센병 환자가 사과를 건넵니다. 이 일은 후에 바넘이 하게 될 일의 복선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 시기에 바넘은 숙식과 임금을 제공하는 미국 철도 공사에 참여하게 됩니다.
세월이 흐른 뒤 바넘은 채리티의 집으로 가서 그녀의 아버지에게 정식으로 채리티를 데려가겠다고 합니다. 그녀의 아버지는 채리티가 바넘과 함께 가는 것을 막지 않으면서도 가난에 질려 돌아올 것이라는 악담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넘과 채리티는 가난하지만 함께 있기에 행복한 부부 생활을 시작하게 됩니다.
다시 시간이 흐릅니다. 바넘과 채리티는 선물과 같은 두 딸 캐롤라인과 헬렌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네 가족은 행복했지만 채리티 아버지의 말대로 가난을 벗어나지는 못했습니다. 바넘이 일하던 무역회사는 무역선의 침몰로 파산해 버리고 바넘은 당장 새로운 일을 찾아야 했습니다.
어렸을 때의 꿈에 대해 생각하게 된 바넘은 새로운 사업 안을 준비하며 은행으로 가는데, 당장 담보로 걸 재산이 없었기에 자신이 일했던 무역 회사의 침몰된 무역선단 증서를 담보로 걸어 대출을 받게 됩니다. 이른바 사기를 친 것입니다. 바넘은 이 대출금으로 건물을 사들여 박물관을 만듭니다. 이름하여 '바넘의 호기심 박물관' 기상천외하다기보다는 기괴한 모습에 가까운 박물관의 내부는 바넘의 대출금을 갚을 만큼 사람들의 인기를 끌지 못했습니다. 채리티는 떨떠름하면서도 늘 그랬듯이 바넘을 다독였지만, 두 딸의 생각은 조금 달랐습니다. 박물관에 유니콘과 인어처럼 살아있는 무언가가 필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고민하던 바넘은 책상에 있는 사과를 유심히 보며 어렸을 때 자신에게 사과를 건넨 그 사람과, 딸에 방에 있던 동화책을 보며 은행에서 만난 까칠했던 왜소증 남자를 떠올립니다. 이때 바넘의 눈이 반짝입니다.
바넘은 은행에서 만난 왜소증 남자를 포함하여 이른바 '별종'으로 불리는 사람들을 모아 기상천외한 쇼를 만들기로 결심합니다. 캐스팅 성공과 동시에 곳곳에 포스터와 스티커를 붙이며 홍보한 덕에 다양한 별종들이 바넘의 박물관으로 모입니다. 이들은 마치 인어와 유니콘처럼 기이하고 즐거운 쇼의 단원들이 될 준비를 합니다.
2. 실제 인물과 논란
이 영화는 실존 인물인 P.T 바넘의 인생을 영화적으로 재구성한 영화로 이 인물을 너무 미화했다는 논란이 있습니다. 영화의 내용과는 별개로 실제 논란이 된 내용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1) 프릭쇼
프릭쇼는 다른 말로 기형쇼라고도 불리며, 이것은 평범한 사람들과는 다른 그 사람의 특별한 부분을 전시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바넘은 당시 80세였던 여성을 조지 워싱턴을 돌봤던 161세 간호사로 거짓 홍보하였고, 이를 더 과장하기 위해 그녀에게 술을 마시게 한 뒤 그녀의 이를 뽑아 나이가 더 들어 보이게 하는 등 비인간적인 일도 마다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 이야기가 덜 먹히자 익명으로 신문사에 '사실은 그녀가 인조인간'이라는 상식밖의 제보를 하기도 합니다. 영화에서도 바넘이 과체중인 남자의 몸에 솜베게를 넣고 더 뚱뚱해 보이게 하고, 얼굴에 털이 길게 많이 난 남자에게 늑대인간이라고 이름을 붙이는 모습도 실제 P.T 바넘의 행동들에서 영감을 받은 내용인 것 같습니다.
2) 동물 학대
바넘은 영국으로부터 점보 코끼리를 들여오게 되는데 실제로 이 코끼리를 이용하여 많은 돈을 벌어들입니다. 어느 날 이 점보 코끼리가 기차에 치여 죽게 되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바넘은 이 사건을 '점보 코끼리가 코끼리의 새끼를 구하려 자기가 대신 희생하였다'라는 허구적인 스토리를 꾸며 홍보 수단으로 삼았습니다. 또 자신의 박물관에 죽은 원숭이와 연어의 몸통을 절단하고 그 둘을 이어 붙여 인어라고 홍보합니다.
바넘은 영화의 이미지와 달리 실제로는 여성과 장애인을 차별하고 동물을 학대하는 비윤리적인 인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자신의 돈벌이를 위해 사람들을 속이는 사기꾼으로 평가받았습니다. 이러한 바넘의 행적을 너무 미화하거나 부정적인 모습을 왜곡해서 그렸다는 이유로 이 영화 자체의 윤리적인 문제가 있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3. 총평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영화이지만 뮤지컬 영화의 필수요소인 음악성과 화려한 장면들이 지루하지 않게 배치된 것이나 배우들의 연기력과 가창력이 훌륭하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실존 인물이 지나치게 비윤리적인 데다가 또 그 인물의 이름을 그대로 따와서 영화적으로 미화한 부분은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 아쉬운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저는 영화를 꽤나 재미있게 봤고, 제가 느꼈던 나름의 교훈도 있습니다. 제 생각에 이 영화를 관통하는 문장은 필립과 앤의 넘버였던 'Rewrite the stars'라는 곡의 제목, '우리의 운명을 다시 써봐요.'입니다. 가난했지만 꿈을 잃지 않았던 바넘의 성공과 실패 그리고 재기. 편하고 안정적인 부잣집 가정에서 꽃처럼 자랐을 채리티가 오직 사랑을 위해 그 모든 주어진 혜택을 포기하고 사랑하는 남자와의 운명을 선택하는 것. 필립과 앤의 신분과 차별을 넘어선 사랑. 그리고 숨어서 움츠러들 수밖에 없던 삶을 깨고 세상 앞에 자신의 모습을 드러낸 '별종' 단원들. 위대한 쇼맨은 매력적인 음악으로 꿈과 자유를 쫓는 인물들을 그립니다. 특히 이 영화의 주인공인 바넘을 통해 자기 자신을 믿고, 열정을 다해 꿈을 향해 도전하라는 용기를 북돋아 주는 것 같습니다. 자신의 운명에 굴복하지 않고 스스로의 길을 선택한 사람들의 이야기 <위대한 쇼맨>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