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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 닮고 싶은 완벽한 시니어 모델

by jia's-weetbox 2025. 2. 22.

1. 줄거리

 영화는 한 남자의 자기소개 영상으로 시작됩니다. 남자는 벤 휘태커로 과거 전화번호부 출판 회사 덱스원의 임원으로 재직하다가 정년퇴직한 70세의 노인이었습니다. 아내와 사별 후에 그동안 쌓인 마일리지로 여행을 돌았지만 숙소로 돌아왔을 때는 여행이 의미 없다는 것을 느끼고, 할 수 있는 모든 것들로 매일을 채워가며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그는 무언가 허전한 기분을 느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한 회사의 시니어 인턴 모집 공고를 보게 된 그는, 다시 넥타이를 매고 머리를 만지고 카메라 앞에 앉은 것입니다. 자신의 포부와 장점을 피력한 후 마지막으로는 이렇게 말합니다. '뮤지션은 더 이상 음악이 떠오르지 않을 때까지 은퇴하지 않는대요. 내 마음속에는 아직 음악이 있습니다. 확실해요'

 브루클린에 있는 인터넷 의류 업체 'About the Fit'의 창업자인 줄스 오스틴은 재기 발랄하고 열정적으로 일하지만 매 회의마다 지각할 정도로 아주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습니다. 부엌에서 시작한 온라인 회사가 18개월이라는 매우 짧은 시간 동안 대규모 기업으로 성장한 만큼 직원도 많고 일도 많습니다. 벤은 출근을 시작하고, 줄스의 개인 인턴으로 배정되어 그녀를 만납니다. 줄스는 (자신이 승인했지만 기억나지 않는) 시니어 인턴 채용에 회의적인 입장이며 사회공헌차 기획했던 이 프로그램을 고소당하지 않을 만큼만 진행하고 마치려 합니다.

 줄스와의 첫 미팅을 2분 내로 끝내고 줄스의 이메일을 기다리던 벤은 자신에게 주어지는 일이 없어도 줄스 보다 일찍 퇴근하지 않고, 도움이 필요한 업무를 찾아서 하는 등 능동적인 업무 태도를 보입니다. 그러다 아무도 치울 생각을 하지 않았고, 줄스마저 아주 싫어했던 사무실 한가운데 짐들이 쌓여있던 테이블을 벤이 회사에 일찍 출근해 깔끔하게 치워놓습니다. 모두에게 박수를 받고 업무를 주지 않았던 자신의 보스 줄스도 그에게 고마워하며 기뻐합니다.

 어느 날 벤은 줄스의 운전기사가 운전하기 전에 파우치에 담아 온 술을 마시는 것을 보게 되고, 운전기사 대신 줄스의 일정에 운전을 해줍니다. 그녀는 폭발적으로 성장한 회사를 위해 전문적인 경영을 요구하는 이사진들의 요청으로 전문 CEO를 고용하기 위한 미팅 일정을 수행하고 있었는데, 창업자인 자신을 대신해 CEO를 필요로 하는 상황들에 야속하고 허무한 기분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그녀에게 깊이 공감하고 있던 벤은 자신의 보스인 줄스에게 '이런 멋진 회사를 누가 만들었는지를 잊지 말아요'라고 말하며 기운을 북돋아줍니다. 줄스는 연륜에서 묻어 나오는 노하우와 처세술, 깊은 관찰력을 가진 벤에게 매 순간 놀라지만 동시에 묘한 불편함을 느끼기도 합니다.

 

2.  재미있는 포인트

1. 프로덕션 영화사가 바뀌기 전에는 주연 배우 두 명이 티나 페이와 마이클 케인이었고, 그 후에는 리즈 위더스푼과 잭 니콜슨에게 제의가 들어갔으나 모두 무산되고 최종적으로 앤 해서웨이와 로버트 드 니로로 출연이 확정되었습니다.

 

2. 영화 속의 줄스의 직원들은 모두 맥북 최신형을 사용하고 있으나 벤은 삼성 피처폰을 사용합니다. 이는 애플의 신세대적이고 세련된 느낌과 삼성의 클래식하지만 조금 올드한 느낌을 대조시킴으로 강조하는 듯 보입니다.

 

3. 제이 지에게 직접 배송을 하게 되어 긴장한 직원에게 벤이 아웃핏을 추천해 주는 씬이 있는데, 벤은 제이 지는 모르고 비욘세의 남편이라고 하자 알아듣습니다. 이는 2012년 로버트 드 니로와 제이 지 사이에 있었던 갈등을 생각나게 합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생일 파티장에서 로버트 드 니로가 제이 지에게 무례하다며 화를 냈다는 기사가 있습니다.

 

4. 영화의 줄스 오스틴은 실존인물을 모델로 하여 만들어졌습니다. 영화의 모델이 된 인물은 네스티 갤의 CEO였던 소피아 아모루소로, 고등학교 중퇴 후 집을 나와 경제적으로 힘든 삶을 살다가 이베이로 빈티지룩 사업을 시작했는데 이 사업의 성공으로 네스티갤을 설립하고 성공가도를 달리며 '실리콘 밸리의 신데렐라'로 불리게 됩니다.

 

5. 캐주얼하고 일상적인 장면이 많아 영어 공부할 때 좋은 영화로 많이 추천됩니다.

 

6. 처음 입사할 때 후줄근한 너드 복장이었던 데이비스가 영화가 진행되며 점점 포멀 한 복장으로 바뀌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벤에게서 빈티지 넥타이를 선물 받고 셔츠를 입기 시작하더니 마지막엔 제대로 된 미국식 데님 블로 재킷 정장을 입고 있습니다. 벤에게 받은 영향으로 그가 변하고 있는 것입니다. 

 

3. 총평

 인턴은 두 주인공의 관계를 통해 세대 간의 차이와 경험을 다룹니다. 벤은 젊은 세대의 속도와 기술에 대한 적응력에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자신의 오랜 경험과 인생 지혜를 바탕으로 팀을 돕습니다. 반면 줄스는 갑자기 성장한 자신의 사업 때문에 일과 가정, 사업 운영 사이에서의 균형을 맞추는 데 힘들어하지만, 벤을 통해 차분하게 사람들과 소통하고 진정성을 갖춘 리더로 성장하게 됩니다. 이 둘은 서로에게서 배우는 과정을 통해 서로의 장점을 발견하고 성장하며 우정을 키워갑니다. 

 그러나 영화의 두 주인공이 '경험 많은 노인'과 '열정 넘치지만 경험이 적은 젊은 여성'으로 대치되며 줄스가 벤에게 일방적으로 도움을 받는 역할로 나오는 것이 클리셰이며 거의 완성형에 가까운 벤의 모습이 한 편의 '노후 판타지'를 보는 것 같다는 부정적인 평가가 있다는 것을 영화의 정보를 찾으며 알게 되었습니다. 영화에서는 표면적으로 줄스가 일방적으로 도움을 받는 것으로 보이지만, 줄스가 열정적으로 사력을 다해서 일하면서도 직접 고객 응대를 하는 모습, 제품 포장 공장에서 직원들에게 정성스러운 포장법을 가르쳐 주는 모습 등 그녀의 사려 깊고 고객을 사랑하는 마음을 보고 벤도 배우는 것이 많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자신이 자기소개 영상을 찍을 때 했던 말인, '배울 수 있고, 배우고 싶다.'라고 말하는 모습처럼요. 

 세대 차이를 넘어서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영화 <인턴>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