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줄거리
일본의 애니메이션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으로, 2004년에 개봉된 스튜디오 지브리의 대표작 중 하나입니다.
영화는 가업으로 모자 가게를 운영하는 소녀 소피를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모자를 만들고 있는 소피의 뒤로 가게에 방문한 여자들의 말소리가 들려옵니다. 그녀들은 멀리 들판에 있는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가리키며 하울에 대해 들은 소문들을 까르르 웃으며 이야기합니다. 가게문을 닫고 동생을 만나러 가던 소피는 골목에서 껄렁한 병사들을 만나게 됩니다. 병사들에게 둘러싸여 어쩌지 못하고 있던 소피의 앞에 금발의 매력적인 남자가 나타나 그녀를 구해줍니다. 그는 소피에게 잠시 함께 걸어달라며 팔짱을 끼고 골목을 걷다가 이상한 형체들에게 쫓기게 되자 하늘을 날아서(정확히 말하면 걸어서) 목적지까지 소피를 데려다줍니다.
그날 밤 소피의 모자가게에 황야의 마녀가 나타나고 돌아가라고 말하는 소피에게 마녀는 저주를 걸어 소피를 할머니의 모습으로 바꿔버립니다. 마녀는 떠나기 전 소피에게 그 저주에 대해선 사람에게 말할 수 없다며 하울에게 부탁해 보라는 말을 남기고 사라집니다.
소피는 마법을 풀기 위해 하울을 찾기로 결심하고 하울의 움직이는 성이 나타났던 들판으로 향합니다. 소피는 풀숲에 나뭇가지를 발견하고 지팡이로 쓰기 위해 그 가지를 꺼내려는데 꺼내고 보니 그것은 순무 얼굴을 한 허수아비였습니다. 자신을 구해준 보답으로 허수아비는 소피에게 지팡이를 건네주고 하울의 움직이는 성까지 안내해 줍니다.
할머니가 된 몸으로 용감하게 거대한 움직이는 성인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문을 연 소피와 잘생기고 매력적이지만 어딘가 비밀을 숨기고 있는 듯한 마법사 하울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집니다.
2. 등장인물
1. 소피
- 주인공인 소피는 작은 마을에서 모자 가게를 운영하는 평범한 소녀입니다. 하루하루를 착실히 살아가고 있던 그녀는 마녀의 저주로 갑자기 나이 든 여인으로 변합니다. 그럼에도 거울을 보며 자신에게 '괜찮아 할멈! 건강해 보이고 옷도 잘 어울려!'라고 말해주는 모습은 긍정적이고 용감한 그녀의 성격을 잘 보여줍니다. 자신의 원래 모습을 되찾기 위해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찾고 하울을 만나 그와의 관계를 통해 사랑과 용서, 치유의 과정을 겪게 됩니다.
2. 하울
- 신비로운 마법사로, 움직이는 성의 주인입니다. 그는 마법에 능한 인물로, 아름다운 외모와 자유로운 성격을 지녔습니다. 하지만 하울은 내면에 깊은 고뇌와 어두움을 안고 있으며, 전쟁과 마법에 얽힌 과거의 상처를 숨기고 있습니다. 능력 있는 마법사이지만 겁도 많고 철부지 같은 모습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자신의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지만 소피를 만나고 점차 인간적인 면모를 보이며, 사랑과 희생의 진정한 의미를 배우게 됩니다.
3. 황야의 마녀
- 마녀는 소피에게 저주를 걸어 그녀를 나이 든 여인으로 만든 인물입니다. 마녀는 마법에 능하며 하울에 대한 집착과 질투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녀는 하울을 손에 넣기 위해 여러 가지 나쁜 방법들을 시도하지만, 결국 자신의 욕망이 그녀를 파멸로 이끌게 됩니다. 마녀는 욕망과 집착이 결국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를 보여주는 인물입니다.
3. 총평
지브리의 대표작이자 아직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다른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들처럼 '한 번도 못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다'라는 말에 딱 맞는 걸작으로, 한번 보기에는 아쉬운 영화입니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특유의 독창적인 스토리와 매력적인 세계관은 신비롭고 아름다우며 인상적인 캐릭터들은 서로 관계를 맺으며 성장하고 서로를 치유합니다. 그리고 이 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 중 하나는 '인생의 회전목마'라고 불리는 테마곡입니다. 이 곡은 영화 전반부에 흐르며 인물들의 감정과 비주얼을 풍성하게 만들어 줍니다.
그리고 인물들의 성장에 집중할 뿐 아니라 전쟁과 평화에 대한 묵직한 메시지를 건넵니다. 영화는 하울이 목숨 걸고 싸우고 있는 전쟁터를 보여주며 전쟁의 참혹함과 그로 인한 고통을 강하게 전합니다. 그러나 전쟁의 비극만을 전하는 것은 아닙니다. 영화는 이를 극복하려는 의지와 사랑, 용서의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시간이 지나고 이 영화를 보니 매력적이고 잘생겼지만 감정기복이 심하고 외모에 지나치게 신경 쓰는 하울보다 할머니가 되었어도 외모나 사회적 지위에 얽매이지 않은 긍정적인 마음과 용기를 가진 소피가 멋지게 보입니다. 이 둘은 서로를 이해하고 치유하는 과정을 통해 성장합니다.
판타지와 현실이 교차하는 아름다운 세계 속에서 사랑, 용서, 전쟁에 대한 중요한 교훈을 남기는 명작 <하울의 움직이는 성>이었습니다.